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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홀 위기서 칩인버디···새신랑의 '17억짜리 깜짝 선물'

■김시우, PGA 소니오픈 우승

티샷 그린 지나쳤지만 8m 칩샷 성공

3타 열세 뒤집고 통산 4승 이뤄내

결혼 후 첫 출전서 '금빛 트로피'

김성현·안병훈 12위…이경훈 28위

김시우가 16일 하와이 소니 오픈 최종 4라운드 17번 홀에서 칩인 버디를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김시우는 이번 우승으로 4월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냈고 84위였던 세계 랭킹도 41위까지 끌어올렸다. AFP연합뉴스


김시우(28)는 골프 천재로 불렸다. 고교 2학년이던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사상 최연소(만 17세 5개월)로 합격했다. PGA 투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6년에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우승을 올렸고 2017년에는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1세 10개월 17일로 최연소 우승했다.

앳된 얼굴의 천재 소년이 어느새 투어 11년 차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인 오지현과 결혼하면서 ‘새신랑’ 수식어도 얻었다. 결혼 전 서로의 경기에 갤러리로 따라다녔고 김시우는 오지현의 골프백을 직접 메고 캐디로 나서기도 했다.

16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 오픈(총상금 79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오지현은 갤러리로 대회장을 찾아 김시우를 응원했다. 새신부의 응원에 새신랑은 우승으로 화답했다. 이날 김시우는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올라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김시우는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겸 한 주 일찍 하와이에 왔다”며 “코스 밖에서는 ‘시합이 맞나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편하고 아내가 있어 힘이 되고 좋았다”고 했다. 이어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같이 걸어주는 걸 보면서 오히려 웃었고 긴장도 풀렸다”며 “쉬운 길이 아닌데 같이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어린 나이에 2승을 올리며 천재로 불리던 김시우는 한국 남자 골프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2승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약 9개월 만에 투어에서 2승을 올렸으나 세 번째 우승은 3년 8개월이 지난 2021년 1월 찾아왔다. 김시우는 “2승을 빠르게 올리면서 당시에는 내가 대단한 선수라고 착각했었다. 이후 내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3승 이후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2년 만에 또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김시우는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를 적었다. 첫 세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선두 경쟁을 펼치던 헤이든 버클리(미국)가 주춤한 사이 12번 홀(파4)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버클리와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은 이어졌다.

이날 김시우에게 우승을 안겨준 것은 17번 홀(파3)에서 나온 ‘56만 달러’짜리 칩인 버디였다. 이 홀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김시우는 그린 밖 약 8m 거리에서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진 18번 홀(파5)에서는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고 2퍼트로 버디를 추가해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그는 뒤 조의 버클리가 파에 그치면서 1타 차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2위보다 56만 달러 많은 142만 2000달러(약 17억 6000만 원)다.

새해 처음이자 결혼 후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하며 좋은 흐름을 탄 김시우는 19일부터 열리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00만 달러)에 출전한다. 자신이 2년 전 통산 3승째를 올린 대회다. 그는 “올해 남은 대회가 많다”며 “한국에 계신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 자신감 있게 해서 승수를 추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성현(24)과 안병훈(32)이 나란히 12언더파로 공동 12위, 이경훈(32)이 10언더파로 공동 28위를 기록했다.
정문영 기자
my.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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